맵고 개운한 맛이 일품인 그 요리! 아주 밥 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자극적이면서 상상만으로 입안 가득 침을 고이도록 만들어버리는 아귀찜! 그 유래를 알아보았습니다.
만일 아귀찜을 먹을 구실을 찾으시거나 함께 먹으면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끝까지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아귀찜? 아구찜?
생선 아귀와 콩나물을 중심으로 매콤한 고추 양념을 넣고 함께 볶아서 만든 음식입니다. 경남 창원(마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음식이고 남부지방 방언의 영향으로 아귀찜이 아닌 아구찜이라 부릅니다.
남쪽 지방은 아귀를 아구라고 부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 글에서는 아구찜이 아닌 아귀찜으로 표기하겠습니다.
메인 재료는 아귀와 콩나물이며 이외 재료로 여러 해산물(새우, 조개, 미더덕 등)을 넣어 해물찜 조리법에 들어갈 법한 다양한 재료들이 함께 사용됩니다.
찜 요리라고 불리지만 사실 찜통에서 요리되는 것이 아닌 후라이팬으로 볶아서 만드는 음식입니다.
아귀찜 유래
먼저 아귀라는 말은 입을 뜻합니다. 아귀는 큰 입을 가진 물고기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 생선 아귀는 이름처럼 그 특성이 잘 나타나는 입이 큰 물고기입니다.
정확히는 ‘아귀어’로 그 유래는 불교의 ‘아귀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말에 걸신 들렸다고 하는 말에서 아귀귀신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생선 아귀는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인 정약전이 집필한 해양 박물도감 [현산어보]에서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아귀를 이용한 요리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계기는 [현산어보]를 심층분석하는 도서인 [현산어보를 찾아서]에서 아귀 요리가 대중화된 최초의 요리로 마산 아귀찜이라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아귀찜을 먹기 전에 알고 있으면 좋을 이야기
만일 당신이 아귀찜을 먹을 이유를 찾거나 이 요리를 먹으면서 즐거운 대화를 이끌어 내고 싶다면 아래 3가지 이야기를 기억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그 즐거운 시간을 위해 흥미로운 이야기나 재미있는 대화의 주제를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더 풍성한 시간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아귀찜 이야기 첫 번째
과거 경상남도 마산에서 겨울날 어부들이 아귀를 잡아와서는 장어국을 끓여 팔던 할머니에게 이 물고기로 안주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런 콧물 질질 흘리는 물고기를 왜 먹냐?”
할머니는 아귀를 밖으로 던져버렸고 그렇게 던져진 아귀는 겨울의 차디찬 날씨로 얼었다가 녹았다가 하며 잘 건조됩니다.
이를 본 할머니가 복어찜 요리법으로 아귀를 조리하여 단골 손님에게 먹여보았더니 그 반응이 좋았다고 합니다. 이것을 시작으로 아귀찜 요리가 나왔다고합니다.
아귀찜 이야기 두 번째
구한말 일본인의 상권이 강했던 마산지역에서 다양한 생선을 일본인에게 강탈 당하고 남은 생선 중에 아귀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산은 아귀가 넘처났고 아귀로 요리해 먹던 것 중 하나가 아귀찜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의외로 ‘마산’을 강조하는 아귀찜 식당은 많이 없지만 몇 곳은 ‘원조 마산 아구찜’이라고 홍보하는 가게가 있다고 합니다.
아구찜 이야기 세 번째
1980년대 말, 마산에서는 동네마다 아귀를 중국집 배달 음식처럼 먹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야식 배달에 아귀찜을 주문해서 먹을 수 있지만 마산은 이미 80년대에서 배달 음식으로 즐겼다고 합니다.
아귀찜 만드는 법
아귀찜은 주재료인 생선 아귀와 콩나물을 필수로 준비하고 부재료로 각종 해산물을 준비합니다.
대부분 추천하는 부재료는 새우, 조개, 미더덕입니다.
양념장은 요리하는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아귀찜에서 빠질 수 없는 고추가루 만큼은 반드시 들어가야합니다.
기본 틀은 비슷합니다. 재료 손질과 양념장을 미리 만들고 순서대로 조리합니다.
주재료 손질 1 : 생선 아귀의 내장을 제거하고 뼈째로 토막을 냅니다.
주재료 손질 2 : 콩나물을 씻어내고 대친 후 찬물로 헹굽니다.
부재료 손질 : 추가할 부재료는 각 재료의 특성에 맞게 손질합니다. 부재료에 조개를 추가한다면 해감부터 시작해서 손질하는 것처럼 각 부재료를 준비합니다.
양념장 : 간장, 마늘, 설탕 등 취향에 따라 원하는 양념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증명된 양념장 레시피를 따라하는 것이 좋지만 해물요리 성격의 양념장에 고추가루로 매운 정도를 조절합니다.
순서 1: 냄비나 후라이팬에 손질한 아귀와 부재료 해산물을 넣고 육수(물)를 자작하게 붓습니다.
순서 2: 미리 만들어둔 양념장을 넣고 뚜껑을 덮어 익힙니다.
순서 3: 아귀가 익으면 대쳐놓은 콩나물과 각종 야채를 넣고 볶거나 끓입니다.
순서 4: 소금간을 하고 녹말물을 풀면서 걸쭉한 농도를 맞춥니다.
순서 5: 마지막에 추가할 (아삭한 식감을 위한)야채를 추가하고 버무립니다.
현재 우리가 먹고 즐기는 아귀찜은 생아귀찜
마산 아귀찜은 반만 말린 아귀를 사용하기 때문에 현재 대중적인 아귀찜과는 다른 음식입니다. 건조하게 말린 건아귀를 이용한 아귀찜의 경우 생 아귀찜에 비해 그 양이 적은 것도 큰 차이입니다.
생선 아귀는 대부분 수분과 점액질이기 때문에 말리는 순간 그 양이 큰 차이로 줄어버립니다.
당신이 마산 아귀찜을 알고 있다면 이렇게 말하세요.
“예전 마산 아귀찜은 말린 아귀를 사용하고 지금 먹고 있는 이 아귀찜은 생아귀를 사용하기 때문에 요리의 양과 식감 차이가 난다”
그리고 건아귀를 이용한 마산 아귀찜을 핑계로 다음 아귀찜 약속을 잡아봅시다.
아귀찜 맛과 식감
아귀찜은 원래 매운 맛의 요리입니다. 최근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매운 정도를 선택 가능하고 가게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매움 부심이 있는 경우라면 매무 매운 맛을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귀찜의 식감은 꽤 재미 있는 편입니다. 부드러운 살코기 부분이 있는가 하면 씹어도 끊어질 듯 안끊어지는 물렁뼈도 함께 있어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걸쭉한 소스와 어우러져 탄력있는 살코기를 질겅질겅 씹는 것을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남부 지역을 여행한다면
만일 당신이 남부지역을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아귀찜을 식도락 리스트에 추가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경상남도든 전라남도든 아귀찜은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요리입니다.
물론 전국 어느 아귀찜 가게를 방문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귀찜은 반드시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없습니다.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른 부재료를 추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식이고 그 지역의 특성이 가미된 음식을 즐긴다면 더 기억에 남을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